| 매니페스토 예산 대폭 삭감 |
| 2006-12-12 오후 2:56:03 게재 |
국회, 선관위 신청 20억중 1억만 편성 … 공명선거 의지 실종 내년 대선에서 정책선거 중요성 유권자에게 알릴 기회 차단 의정활동지원비, 국회청사관리 등 각종 항목을 붙여 자신들이 쓸 예산을 무려 120여 억원이나 늘린 국회가 정책선거·공명선거 실천을 위한 선관위의 매니페스토(참공약 검증) 지원 예산을 거의 전액 삭감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 집착한 나머지 정작 국민들에게 필요한 예산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일 국회 예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내년 대선을 정책선거·공명선거로 이끌기 위해 매니페스토 지원 예산 20억원을 국회에 올렸으나, 국회 행자위는 정부 예산심사 때 19억원을 삭감한 단 1억원만 가결, 예결위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는 예결위는 행자위에서 올린 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태세다. 올해 선관위는 매니페스토 지원예산 11억원을 책정 받아 유권자들에게 매니페스토의 중요성을 알려왔다. 지난 5·31 지방선거 때 선관위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등 여야 대표들이 참여한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또 ‘정책선거 아카데미’를 개설, 후보자들에게 매니페스토를 만드는 방법을 알림으로써 매니페스토가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관위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매니페스토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후보자들과 정치권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매니페스토 지원 예산을 올해 11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려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만일 국회 예결위에서 대폭 삭감된 매니페스토 예산을 확정하면 정책선거 지원을 위한 선관위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회는 8일 본회의에서 이른바 ‘메니페스토 선거법’이라 불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선거공약에 대한 추진계획서(선거공약서)를 유권자들에게 배포할 수 있다. 정당도 정책공약집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공직선거법에서는 후보자들이 정책공약집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배포하면 불법이었다. 또 정당은 정책홍보물을 만들 수는 있지만 당원들만 볼 수 있도록 제한돼 있었다. 매니페스토가 활성화돼 있는 영국의 경우, 각종 선거에서 정당이 만든 정책공약집이 유권자들에게 1000만부 이상 유료로 판매된다. 유권자들은 정당들이 만든 공약집을 토대로 후보자와 정당을 선택하고, 향후 자신들의 투자방향까지 정한다. 때문에 각 정당의 정책공약집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영국의 경우처럼 매니페스토 활성화를 위한 ‘선거법’을 정기국회에서 만들어놓고도 정작 매니페스토 지원을 위한 예산은 대폭 삭감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외곽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공직선거법’은 비록 지방선거에만 국한되는 한계가 있지만 매니페스토 활성화를 위해 진일보한 조치였다”면서 “그럼에도 국회가 매니페스토의 중요성을 유권자들에게 알릴 예산을 삭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매니페스토란 후보자가 공약을 언제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명시한 ‘사후 검증 가능한 공약’을 말한다. 1997년 영국 노동당 토니 블레어가 ‘매니페스토 10대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 집권에 성공한 이후 우리나라에도 조금씩 소개됐다. 영국에서는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매니페스토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경제·교육 문제 등 사회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일본에서는 가나가와현 지사 선거에서 마츠자와 시게후미 후보가 매니페스토 37가지를 발표해 당선되면서 매니페스토 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5·31 지방선거 때 매니페스토 운동이 불었지만 정치권의 무관심과 선거법 제약 등으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