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복지국가혁명론 4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복지국가

(이상구)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오늘날의 진보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의해 보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저출산 문제를 놓고 살펴보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출산 문제도 경쟁원리 관철에 대응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서 생긴 현상입니다.

주류경제학에 따르면 저출산도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아기를 낳는 것보다 낳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니까 안낳는 것입니다. 취업 안되고, 직장이 불안하니 결혼도 기피하고, 결혼해도 육아부담, 주거비 부담, 교육비 부담 등으로 상시적 불안상태에 있으니 애기를 잘않낳으려 합니다. 그야말로 “합리적 선택”입니다.

짐승도 불안하면 새끼를 못 낳습니다. 발파공사로 인한 소음이 극심한 지역의 돼지는 출산력이 심하게 떨어집니다. 3교대로 무지막지하게 근무를 돌리는 종합병원 간호사는 출산율이 떨어지거나, 임신이 잘 안된다는 산업의학 논문도 있습니다. 이익에 눈먼 병원들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선진국 병원의 30% 수준에 불과한 적은 인력으로 강행군으로 운영하는 까닭에 간호사들이 막중한 업무에 허덕대고 있습니다. 간호 인력 부족분을 간호사의 과잉노동과 그리고 전문성이 낮은 간병인, 직장 포기하고 환자 돌봐야 하는 가족원의 눈물겨운 노동력으로 대신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병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희생입니다.

(이태수) 저출산이야말로 그동안 경제성장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삶의 모든 문제를 각자의 능력과 시장에서의 생존력에 맡겨온 우리에게 가해진 자연법칙에 의거한 재앙입니다. 2001년 기준으로 스웨덴이 아동 1인에게 투여하는 사회적 지출이 3,961 달러, 우리는 40 달러! 이 엄청난 격차는 결국 우리 사회를 아이 낳아 기르는 데에 가장 힘든 나라를 만들어버렸고 아이들의 삶이 부모들의 수준에 의해 그대로 결정되어 100만 빈곤아동과 30만 결식아동이 존재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지요. 이런 점에서 우리사회는 가장 야만적인 사회, 가장 정의롭지 못한 사회입니다.

(윤종훈) 저는 아동복지 얘기만 나오면 흥분됩니다. 조선일보조차 우리나라 결식아동이 30만이라고 지적하는데, 우리나라는 어린이에 대한 학대, 결식 등 참으로 야만적 국가입니다.

2004년에 처음 북유럽의 어느 산골 마을에 일주일 갔다 오고는 잠을 못 잤어요. 길가에 보이는 것이 모두 보육시설이었어요. 한 블록마다 20명, 30명 규모의 보육시설이 건물 1층에 있어요. 시설이 곳곳에 있으니 출근하다가 맡기고 일 끝나고 아이들을 찾아가는 거예요. 우리나라처럼 찾기 어려운 골목 끝이나 2, 3층에는 보육시설을 설치 못한답니다. 길거리 어디에서나 다 보여요.

100% 돈 안 들고 시설이 너무 좋아요.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얼마나 잘 대해주느냐 야말로 그 사회가 민주화된 사회인지를 볼 수 있는 척도입니다. 사회적 삶의 중심에 여성․아동․노인․장애인과 같은 약자들이 있습니다. 그게 느껴져요. 횡단보도만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젊은 사람들 빠른 걸음 속도에 맞추어 신호등이 바뀌는데, 북유럽 나라에서는 노인과 여성의 속도에 맞춥니다.

우리나라는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말하면서도 대부분 세금인상은 반대합니다. 북유럽에서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조차도 세금은 복지라고 인정을 합니다.

원하는 모든 이에게 질 높은 교육의 기회를

(이상구) 제가 네덜란드의 경험을 말씀드려 보고 싶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 집에 돈이 없어 힘들게 다녔습니다. 장학금을 못타면 방학 중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다음 학기 등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서는 대학생들, 심지어 외국인 대학생들에게도 무상학비과 학교기숙사에 입사 자격은 기본이고 주거보조금까지 주더군요.

네덜란드는 독일, 프랑스와 국경을 마주하면서 영국과는 바다를 끼고 있는 등 지정학적인 위치로 수출무역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국가적 필요성 때문에 국가가 이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합니다. 국가가 나서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4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킵니다. 또한 대학교육의 질도 매우 높습니다. 대부분의 네덜란드인들이 혜택을 받는 높은 수준의 공공적 인재양성이야말로 네덜란드의 국제경쟁력을 낳은 원천입니다. 다름 아닌 복지국가의 일부인 양질의 공공교육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복지는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지하철 요금이 엄청나게 비싼데 대학생들은 그 2분의 1 정도의 가격만 냅니다. 이러한 사회보장과 교육지원 속에서 훌륭한 과학연구, 인문학 연구가 나오고 기술혁신이 나오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나옵니다.

우골탑 이야기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은 부모들의 큰 부담입니다. 24시간 편의점에서,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 해가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과연 국가적 장래를 위한 기초학문 공부를 열심히 하겠습니까? 단기적으로 돈 될 과목만 듣고 취업에 도움될 것만 공부할 것입니다. 물리학과 철학보다는 의대, 치대, 한의대에 진학하고 행정고시, 사법고시 보려는 것이 당연합니다.

(정승일) 각광받던 한류도 요즘은 콘텐츠가 없으니까 한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문화의 인문학적 기초가 취약하고 시인과 소설가들 대부분이 쫄쫄 굶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시나리오가 나타나기 힘들고 제대로 된 시나리오 작가가 탄생하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유럽국들은 의지가 있고 능력만 되면 모든 사람이 대학까지 무료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미국도 기업에 필요하고,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 생각하면서 장기학자금 융자제도 등 등록금 후불제로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이런 일을 해야 합니다.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주의 복지로

(이성재) 방금 네덜란드에서 학생들 방세까지 국가가 대준다고 하셨는데 혹시 저소득층 자녀들만 주는 것 아닌가요? 참고로, 선별적 복지국가는 못사는 사람에게만 그런 복지혜택을 주는데 반해, 보편주의 복지국가는 잘사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복지혜택을 줍니다.

우리나라 개혁진보세력은 지금까지 선별적 복지국가 모델을 추구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선별적 복지국가 체제에서는 저소득층만 복지혜택을 입을 뿐, 중산층이 제외되고, 그럼에도 중산층은 가장 많은 조세부담을 안기 때문에 중산층이 대부분 복지국가 확대를 반대합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진보적인 것은 보편주의 복지국가입니다. 부자건 가난하건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양질의 저렴한 교육복지, 의료복지, 주거복지, 노후복지를 누리는 세상이 우리가 추구해야할 국가모델입니다

(이상구) 제가 네덜란드에서 몇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대학생이 공부하겠다고 하고 국가가 그것을 도와주는데 왜 소득에 따라서 차별하느냐고 말하더군요. 소득파악을 통해 돈없는 사람만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승일) 제가 공부했던 독일은 대학까지 포함한 모든 학비가 기본적으로 무료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대학생들의 생활비도 대여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소득조사를 통해 평균소득 이하 가정 출신의 대학생들에게만 생활비를 제공합니다. 소득수준이 우위에 있는 학생들은 국가가 이런 혜택을 주지 않습니다. 일종의 선별적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성재) 우리 국민들은 선진국 국민들과는 달리 지금까지 보편적 복지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농담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과연 그런 지상낙원 같은 복지체제가 대한민국에서 실현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겁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들이 보편주의 복지국가의 필요성을 공유하게 될지 고민스럽습니다. 아무튼 독일은 학비는 국가가 다 대주는 겁니까?

(정승일) 박사과정도 학비는 모두 무료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독일과 스웨덴, 네덜란드만이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등등 유럽에서 영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대학까지 학비가 무료입니다.

(이성재) 나도 대학을 다니는 자식이 둘인데, 감당하기 힘듭니다. 제가 명색이 변호사인데도 이렇게 힘드니 그렇지 않은 직장인들은 엄청나게 허덕인다는 거예요. 이런 어려움이 해결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자는 겁니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의 정치인, 공무원들은 그런 나라를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요?

(윤종훈) 지금도 충분히 가능한데 국가가 엉뚱한데 예산을 쓰기 때문에 안 되는 겁니다. 교육에 국가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가 핀란드에요. GDP 대비 7.2%입니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잡힌 것이 7.1%에요. 거의 세계 2위이죠. 그런데 그 7.1% 중 정부지출은 4.5%도 안되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 즉 가족 부담입니다.

그런데 실은 우리나라의 교육비 지출이 7.1%를 훨씬 넘습니다. 과외비, 학원비 등은 세금신고를 3분의 1 밖에 안하니,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것까지 합치면 아마도 GDP의 10%가 넘는 돈이 교육비로 지출될 것입니다. 세계 1위이죠. 그런데도 우리나라 교육이 이 모양 이 꼴입니다. 질은 낮고 효율성도 낮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총생활비의 20% 가까이를 사교육비로 씁니다. 나는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로 총생활비의 20%를 쓰지 말고, 그 대신 총소득의 10%만큼을 세금으로 더 내면 국가가 훨씬 더 효율적이고 훨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지 않겠냐고 묻고 싶습니다. 사교육은 거품이 많고 질 관리가 안 되는 뻥튀기가 있거든요.

교육재정 복지화와 교육내용 선진화

(정승일) 민노당이나 전교조도 교육의 무료화 혹은 교육재정의 국가부담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재정만이 아니라 교육의 내용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대학교육의 내용이 직업훈련(취업준비)의 측면에서도 질적으로 낮고, 교양교육과 기초학문 교육의 측면에서도 질적으로 낮은데, 그런 저열한 수준의 대학교육을 위한 재정부담을 국가가 전적으로 떠맡아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내야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저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육의 경우에도, 지금처럼 영어, 수학에서 체육, 음악, 미술까지 전과목을 다 배워야 하는 잘못된 교과 체제를 그대로 둔 채로, 그리하여 내신성장 향상을 위해서는 체육과 음악도 과외공부를 시켜야 하는 그런 체제를 그대로 둔 채로, 중고등학교 교육비의 전액 무료화를 주장해봐야 별 호응이 없을 것 같습니다. 스웨덴과 독일처럼, 고등학교 교육을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의 3가지 전공으로 나눠서 전문화시키고 또한 실업계 고등학교를 잘 발전시키는 교육제도 개혁이 필수적입니다. 철학을 장래에 전공하겠다는 고등학생에게 미적분과 체육, 미술 등 모든 과목을 강요하는 현재의 교과체제를 대폭 바꾸어야 합니다.

교육재정의 국가부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교육내용도 현대화되어야 합니다. 대학도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 일반대학으로 3중화해야 합니다. 기초학문 위주의 일반대학은 학생들이 졸업해도 취업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기초 자연과학과 기초인문․사회과학 중심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대학들은 학생들이 별로 없더라도 학과를 유지해야 하고 우수한 교수들을 채용하여 연구에 매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대학의 사명은 학생교육 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연구와 이를 통한 국가적 문화역량 강화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교육중심 대학은 정말로 기업과 노동시장이 원하는 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장래에 취업할 기업과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교과목 편성과 교수채용에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

만약 이렇듯 대학을 3중화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다면, 그에 맞추어 입시제도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기초학문 위주인 일반대학은 본고사와 논술고사 등을 도입하여 입시자의 기초학문적 소양을 측정하여야 합니다. 교육중심 대학의 경우 취업을 위한 교육이 우선이므로 이런 것이 필요 없습니다. 각 대학들은 자신의 특성과 교과과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학생들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교육재정 국가부담의 원칙은 이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즉 우리의 목표는 연구중심대학이건 교육중심대학이건 관계없이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국가가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입니다.

(배규식) 사람들의 삶이 불안하고, 미래가 불안하니 미래에 가장 안정적으로 살아갈 직업을 사람들은 우선 순위로 놓습니다. 의사와 변호사, 교사, 공무원 같은 전문직이 되라고 자식들을 부추깁니다. 이를 위한 교육을 하다 보니 과잉 교육비 지출이 나타납니다. 불안감이 작동하는 한 사교육이 기승부릴 것입니다. 일자리 문제, 경제성장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면서 공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공교육 확대만을 외쳐서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힘듭니다. 즉 교육재정의 국가부담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전반의 틀을 바꾸어야 합니다.

(정승일) 고등학교 학비를 없애고 나아가 대학을 무상교육으로 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습니다. 대학이 무상이면 뭐합니까? 대학 나와서 실업자가 되거나 아니면 다시 공무원 시험 준비하러 사설학원을 다녀야 하는데요. 이런 문제를 동시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무상교육만 고민해서는 해답이 않나옵니다. 대졸자의 취업가능성 문제,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교육에 대한 논란 등의 문제까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개혁진보 세력은 모든 것을 각론으로만 접근했습니다. 재벌문제를 재벌문제로만 보고 조세개혁, 복지개혁 등의 문제와 따로 취급했습니다. 교육문제는 교육문제로만 보려하고, 사회전반의 문제로부터 고립시켰습니다. 교육문제 중에서도 교육재정 무료화만 고민하거나, 입시제도만 따로 고민했습니다. 대학 혹은 전문대를 나와서 어떤 직장을 얻는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해가면서 교육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렇지 않았다는 거지요. 이제는 이런 식의 각론적 해결이 한계에 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종합적으로 연결하여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복지국가혁명이 바로 그 큰 그림입니다. 그 그림 속에서 교육, 복지, 재벌, 금융, 중소기업 등등 각론적 문제들을 고민해야 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나가자